올 들어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은 줄고 처분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유동성 확보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 금액은 5826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2조2574억원보다 74.1% 급감했다. 같은 기간 자사주를 취득한 회사 수도 78개에서 23개로 70.5% 감소했다.

이에 반해 자사주를 처분한 금액은 97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5.7% 급증했고 처분 회사 수도 31개에서 34개로 늘었다.

기업별로는 SK텔레콤이 교환사채 발행을 위해 4600억원의 자사주를 처분해 가장 많았으며 KT가 같은 이유로 3444억원의 자사주를 팔아 그 뒤를 이었다. KT는 5086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여 취득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동부제철(223억원) 대신증권(112억원) 신영증권(30억원) 등도 주주가치 증대와 주가 안정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했다.

한국거래소는 "SK텔레콤과 KT가 교환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대규모로 자기주식을 처분하면서 시장 전체의 자사주 처분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