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 대한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면서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일 오전 11시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7.10포인트(0.50%) 내린 1423.79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8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500선을 밑돌고 있다.

이번주 초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전망을 계기로 대형 IT(정보기술)주와 자동차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약발이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이다.

더욱이 IT와 자동차 외에 딱히 실적개선을 기대할 만한 종목이 없다는 점도 증시에 고민거리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하반기 국내외 소비회복에 힘입어 IT와 자동차 등 주도주가 시장을 계속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IT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가 중소형주에 비해 양호한 주가수익률을 올리며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가계부문 지원책이 2, 3분기에 집중돼 있고, 주택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소비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하반기 가계 구매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국의 소비경기 회복에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은 역시 IT와 자동차관련 업종이라는 얘기다.

삼성증권도 IT와 자동차에 대한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특히 IT의 경우 작년 12월 이후 6개월 연속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두 업종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실적이 그만큼 좋은데다 수익률 관리에 실패할 수 있다는 조바심 때문에 매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대형주로 무게중심이 점점 기울고 있다고 봤다.

이진우 연구원은 "반도체와 LCD와 같은 IT업종이 공급과잉에서 벗어나고 있고, 자동차는 미국과 일본 경쟁업체의 부진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의 '생존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기업실적 추정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대형주의 강세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실적전망에 변동성이 클수록 실적개선이 확실한 종목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대형주 중에서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 자동차가 유망하고 길게 봤을 때 조선, 철강도 관심을 둘만하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