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저평가된 실적우량주 찾기에 분주하다.

코스피지수가 장중에 연중 최고점을 잇따라 경신하고 있지만 수급 여건을 감안하면 큰 폭의 추가 상승보다는 박스권 등락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는 2분기와 하반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면서 주가가 덜 올라 상승 잠재력이 높은 후보군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9일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장세 기대감이 커졌지만 시장 전체로 확산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 기업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경우 박스권 상단 돌파는 미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의 박옥희 연구원은 "'삼성전자 효과'로 시장이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지속성을 갖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따라서 실적시즌이 일단 시작되면 실적 호전주에 주목하되 그동안 덜 오른 종목을 공략하는 것이 부담이 적다"고 주장했다.

이 증권사는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률이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 중 업종 내 상대주가는 뒤처진 종목을 관심주로 지목했다. 수익성은 전분기보다 좋아졌는데도 시장에서 평가를 받지 못한 종목의 경우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선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들이 관심주 리스트에 대거 포함됐다. 조선업체들은 회사별로 영업이익률이 3~6%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LS와 리노공업은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률 증가폭이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LG패션 롯데제과 하이트맥주 CJ제일제당 등 내수주들도 실적 호전에 비해 주가가 덜 오른 종목으로 꼽혔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익 성장에 비해 최근 2개월간 주가상승폭이 적은 8개 종목을 제시했다. 정보기술(IT)주로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대덕GDS가 포함됐다. 소재 업종의 휴켐스와 세원셀론텍,게임주인 엔씨소프트,소비 관련주인 제일모직도 이름을 올렸다. 삼성SDI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최근 1개월여 사이에 150% 가까이 상향 조정됐지만 5월 이후 주가상승률은 16%에 그쳐 저평가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증권사의 신중호 연구원은 "2분기 실적효과가 IT 등 일부에 한정됐고 이익개선 추세의 연속성에도 의문이 있어 시장 전체에 불안심리가 남아 있다"며 "당분간 이익성장세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으로 압축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도 이날 실적 대비 저평가주를 중심으로 한 '어닝시즌의 네 가지 투자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 증권사는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올라가고 있는 종목 △3~4분기에도 실적개선이 가능한 종목 △시장점유율이 상승 중이고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큰 종목 등을 하반기 투자전략으로 삼을 것을 권했다.

대우증권은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차 LG이노텍 신세계,성장 잠재력 관련주로 OCI NHN 엔씨소프트 소디프신소재 등을 꼽았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