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입 지속 어려워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그동안 활개를 치던 황소가 곰으로 변하고 있다"

상반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던 아시아 각국 증시의 주가가 하반기에는 정체양상을 보이면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하던 해외 투자자금 유입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아시아 시장이 신속한 경기회복 전망과 저평가된 매력을 바탕으로 해외 투자자금을 끌어들였었지만, 펀드매니저들은 올 하반기에 이런 현상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펀드매니저들은 지난달 거래량이 조정을 받은 것은 많은 투자자가 '쉬어가기' 국면에 들어갔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올 하반기 주가가 별다른 진전 없이 정체 상태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RCM에셋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크 코닌은 "강세장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다면, 그게 바로 약세장 속의 단기 랠리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EPFR글로벌의 집계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으로의 주식투자자금 유입은 지난달부터 둔화되기 시작했다.

2주일 전에는 신흥시장의 자금유입규모가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어 다음 주에 순유입으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전주의 유출 규모를 보충하기엔 부족했다.

아시아 증시는 지난 3월부터 저금리에 자극받고 마땅한 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내 자금들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탔고 이에 해외 투자자들까지 가세하면서 급등세를 보였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의 주식투자자금 유입규모는 지난달 24일까지 144억달러를 기록해 작년 상반기 108억달러, 하반기 96억달러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었다.

이에 힘입어 상하이 종합지수는 70%가 급등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24%, 한국 코스피지수는 28%, 뭄바이 센섹스 지수는 47%가 각각 올랐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이 기대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긴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되는데다 미국의 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면 아시아의 수출의존형 경제가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시장관계자들이 깨닫기 시작하면서 아시아 시장도 상승 추진력을 잃어가고 있다.

영국 트레드니들의 펀드매니저인 장 드 브뤼징은 "아시아가 일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만큼 나빠지진 않겠지만 결국 중국과 인도네시아, 인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 각국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