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아차 주가가 소리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혀 횡보장을 거듭고 있는 동안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52주 신고가 1만5400원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이날도 오후 1시20분 현재 전날보다 1.08% 오른 1만4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난 3일부터 연일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기아차의 질주에 대해 전문가들은 2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에 이르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내수시장 위축을 해외 수출로 상쇄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긍정적 시각이 매수세로 유입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32% 증가한 20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시장의 기존 예상치 1360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익성이 좋은 내수판매가 호조를 보인 데다 가동률 상승으로 고정비가 절감된 것을 실적호전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2분기 매출액도 4조5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 4조2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 센터장은 "하반기에 내수가 줄어들겠지만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 75% 이상의 가동률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기아차의 올해 영업이익은 6350억원에 달해 초황기였던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가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전환대기 중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으로 물량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로 시장평균 수준에 도달해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연구원은 "신차효과의 해외 확산과 글로벌 시장점유율 상승 등으로 영업 상 턴어라운드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에 따른 물량부담과 해외법인 추가지원 부담 등이 앞으로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전환가가 주당 6880원인 BW의 경우 3439만주 정도가 전환대기 중이다. 이는 총 발행주식수의 9.3%에 달하는 규모다.

용대인 한화증권 연구원도 "최근 주가 상승세는 이미 반영된 2분기 실적기대감이 삼성전자 효과로 또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하반기에는 BW 물량부담 외에도 내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미국 수요 회복이 주가 추가 상승 여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