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발표가 지수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약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시장 기대치를 두 배 가량 웃도는 2분기 이익 예상치를 발표한 이후 이틀간 8.15% 급등한데 비해 코스피 지수는 1.00% 오르는데 그쳤다.

삼성전자의 선전에도 시장이 부진한 것은 실적 전망치 개선이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의 개선이 전역적으로 기대되고 있는 게 아니라 소수 업종 및 종목에 국한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동양증권 유니버스(분석 종목군)에 포함된 종목들을 이용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추이를 구해 보면 총 합계는 7월 들어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을 나 타나고 있다.
[초점]2Q 실적 모멘텀, 기대하긴 무리?
조 연구원은 "지수가 삼성전자의 서프라이즈 효과를 향유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은 결국 시장에서는 이미 2분기 실적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감은 거두어 들인 상태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실적이 당장 지수 박스권 상단을 돌파시켜 줄 수 있는 모멘텀(상승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8일 국내 증시는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지 못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5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9.36포인트(0.65%) 내린 1424.84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도 주요기업들의 올 2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에 급락했다. 7일(현지시간) 미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161.27포인트(1.94%) 하락한 8163.6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17.69포인트(1.97%) 내린 881.03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8200선이 붕괴됐고, S&P500지수는 지난 5월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같이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는 상황이어서 지수의 향방보다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 위주로 종목을 압축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면밀한 실적 검토 후 매매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실적에 대한 검토가 여의치 않을 경우는 외국인과 기관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핵심 종목 중심으로 매매 대상을 압축하는 게 나중에 있을지도 모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삼성전자가 깜짝실적을 발표한 지난 6일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사들인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차, 기아차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몇 개 종목에 국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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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하고 있는 종목이 워낙 큰 아름드리 나무이다 보니 숲을 사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종목에 대해 선별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을 뿐 전체적인 숲을 보고 매수에 나선 것은 아니란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이 매수한 종목을 두고 방향성을 가늠하기보다는 이들이 매수한 종목이나 업종에 대한 특성을 파악한 후 '선택과 집중'이 된 종목에 편승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