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회사이자 비상장 바이오업체인 FCB-파미셀(이하 파미셀)이 코스닥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현 상장사인 여성용 정장 제조업체 로이를 통해 우회상장을 시도, 증시에 진출할 것이라는 루머가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미셀은 줄기세포 치료제 중에서도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바이오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파미셀과 관련된 상장사 주가도 일제히 급등했다. 로이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파미셀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산성피앤씨(지분 22.77%)와 코어비트(8.81%) 주가도 8~11% 가량 급등했다.

그렇지만 파미셀이 올해 안에 우회상장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설립 이후는 물론 최근 사업연도까지 영업적자를 기록, 우회상장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파미셀 대표가 '로이' 신주 인수…우회상장설 확산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김현수 현 파미셀 대표이사는 여성용 정장 제조업체인 로이가 실시하는 100억원(60만6796주)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발행신주 3분의 2에 해당하는 42만4757주를 배정받는다.

김 대표가 로이의 신주를 이처럼 대량으로 인수한다는 소식이 밝혀지자 파미셀의 우회상장 루머는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김 대표가 로이의 증자에 참여한 뒤 로이가 이 자금으로 파미셀의 지분 일부를 다시 매입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로이 관계자는 그러나 김 대표가 증자에 참여한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로이는 이날 김 대표 외에도 탤런트 견미리씨와 가수 태진아씨에게 각각 5만4000여주와 6000여주씩 신주를 배정할 예정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로이는 전날대비 가격제한폭인 2만4300원까지 치솟았다.

◆로이가 다시 코어비트로 피인수?…관련株 급등

파미셀의 우회상장 루머로 또 다른 상장사 산성피앤씨와 코어비트의 주가도 동반 급등했다.

산성피앤씨는 현재 파미셀의 지분 22.77%(2009년 3월 31일 분기보고서 기준)를 보유중이며, 코어비트는 8.81%(28만2000주)를 갖고 있다.

이중에 코어비트가 특히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파미셀의 우회상장 통로로 인식되고 있는 로이가 또 다시 코어비트에 피인수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도는 것.

코어비트는 파미셀과 지난 4월 22일 줄기세포 치료제 공동개발을 위해 자본금 35억원 짜리 합작법인 '파미비트'를 세웠다. 이 법인에 코어비트가 30억원, 파미셀이 5억원을 각각 출자한 것이다.

코어비트가 갖고 있는 파미비트 지분은 85.71%에 이른다. 이와 같은 이유로 파미셀이 로이를 통해 우회상장한 뒤 파미비트(코어비트의 자회사)로 피인수된다는 주장이다.

코어비트 관계자는 로이 인수설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타법인출자증권 취득 등의 형태로 공시를 통해 사실 관계를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미셀 지분을 더 늘리는 것인지, 로이의 주식을 신규 취들할 지 여부도 공정공시를 통해 시장에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적자 법인 파미셀, 우회상장 가능성?

그렇지만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파미셀의 우회상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미셀은 2003년 회사 설립 이후 작년까지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적자법인이다. 최근 사업연도에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올해 안에 증시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파미셀은 2008년에 매출액 4억7500만원을 올렸지만, 15억6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07년에도 15억6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이때 매출액은 9100만원에 불과했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두달 전 쯤 파미셀이 직접 모 증권사를 통해 우회상장 가능 여부를 타진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회상장 요건이 미달되어 더 이상 관련 업무를 진행시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