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효과'가 이틀째 이어진 데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장중에 올해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등 간판 정보기술(IT)주들이 52주 신고가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어 실적 개선에 근거한 '서머랠리'에 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2분기보다는 3분기에 더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을 들어 코스피지수가 2개월 이상 지속된 박스권을 뚫고 연중 최고치 기록을 계속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적 개선 3분기도 지속 기대

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삼성전자의 '2분기 깜짝 실적' 전망치 발표에 탄력을 받아 장 초반 1439선까지 치솟아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프로그램 매물과 기관 매도로 상승폭이 줄어 5.26포인트(0.37%) 오른 1434.20에 장을 마쳤지만,지난 5월20일 세운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1435.70)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닥지수도 0.66% 올라 닷새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주요 IT주들은 잇달아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가 장중 65만6000원을 기록해 전날에 이어 또다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기는 하락세로 마감했지만 장중에는 52주 신고가를 뛰어넘었다.

LG전자는 12만9500원으로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위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5.28%)을 보이며 1년 신고가 기록을 바꿨다. LG전자는 한국전력을 제치고 시총 3위(18조7319억원)로 부상했다. LG디스플레이도 1.18% 오른 3만4300원으로 연중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실적 개선 기대가 이 같은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2분기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실적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증시 상승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증권정보 제공 업체인 와이즈에프앤이 증권사들의 분기별 실적전망치가 나오는 243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1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3분기엔 15조8000억원으로 더 늘어나고 4분기에도 15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3분기부터는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IT가 3분기에도 실적개선세를 주도할 전망이다. 동양종금증권은 220개 주요 상장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IT의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107.2%로 전 업종 평균치인 19.5%의 5배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수세도 이어질듯

IT 중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서머랠리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2주 이상 앞당겨져 알려지면서 서머랠리가 개막됐다며 오는 15일 미국 소매판매지표가 바닥을 탈출하는 모습을 보이면 IT 등에 대한 소비 회복 기대가 가세해 지수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증권사 조윤남 투자전략부장은 "앞으로 3개월 이상 경기지표와 기업실적 등에서 개선 신호가 꾸준히 확인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서머랠리를 시작으로 3분기에 괜찮은 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회복세를 근거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외국인이 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증시가 연중 최고치 기록을 잇달아 경신할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경근 ABN암로증권 상무도 "외국인 투자자들과 함께 국내 대표 기업들을 방문해 보면 실적 개선이 뚜렷하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하루도 빼지 않고 주식을 사들여 순매수 규모가 1조6858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를 3859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매입했고 LG전자 LG디스플레이 현대차 등 IT와 자동차에 매수세를 집중시켰다.

◆실적전망 지나친 낙관 지적도

일각에선 하반기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개선 기대로 다음 달까지 증시가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3분기 실적 전망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 주식과 원자재 등으로 재분배되는 과정에서 한국 등 아시아로 몰리고 있어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지만 재분배 과정이 오래 지속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잠시 뚫을 수는 있지만 결국 하반기 실적 기대치가 조정되면서 박스권으로 다시 돌아오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