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실적 추정치가 크게 빗나가 체면을 구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이번에는 실적호전 원인을 찾는데 애를 먹으며 또한번 코너에 몰리고 있다.

삼성전자 측이 2분기 추정 실적만 발표했을 뿐 관련 자료를 전혀 내놓지 않아 실적에 대한 평가도 제각각 나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의 이례적인 추정실적 발표 이후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치를 속속 높여 잡으며 호실적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호실적의 주요 원인 놓고 메모리 및 LCD(액정표시장치) 부문의 뒷받침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의견과 디지털미디어 부분의 약진때문이라는 분석 등이 맞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발표와 관련해 메모리와 LCD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예상보다 좋은 실적은 디지털미디어와 휴대폰 부문 덕분으로 보이지만 2분기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요인은 메모리와 LCD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도 "가격상승으로 LCD와 낸드 플래시 실적이 예상보다 더 좋았고, 핸드셋과 TV 부문이 깜짝실적을 제공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호실적이 디지털미디어 부문의 실적개선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반종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전날 2분기 연결기준 전망치를 매출 31조~33조원, 영업이익 2조2000억원~2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다"며 "이 같은 실적개선은 휴대폰과 디지털미디어 부문 개선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부문의 개선보다는 휴대폰과 디지털미디어(DM) 부문의 성장에 따른 '어닝 서
프라이즈'라는 분석이다.

반 애널리스트는 "휴대폰과 DM부문은 차별화된 제품 전략에 따라 경쟁사 대비 높은 시장점유율과 프리미엄 제품 인식에 따른 수익성 확대로 전분기 이상의 수익성 개선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의 반도체, LCD 부문이 환율과 판매가격의 안정세가 유지된다면, 올해 영업이익 6조8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업황 개선에 따른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측이 실적 추정치 외에 별도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한 호실적의 원인분석도 그야말로 추정에 불과할 수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가 정확한 정보도 주지 않으면서 증권사의 실정 추정치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