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투자회사들이 연봉 인상 없이 승진인사를 하고 있어 관심이다. 지난해부터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던 외국사들이 남아 있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연봉을 동결하는 대신 승진 발령을 통해 보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S사의 A부장은 최근 이사로 승진했지만 연봉은 부장급 그대로다. 지난해 한국지점이 순이익을 냈지만 본사의 형편이 완전히 나아진 것은 아니어서 연봉은 당분간 그동안 받던 대로 지급하겠다는 회사 측의 제안을 받아들인 결과다.

다른 외국계 M사의 A이사도 상무로 승진했지만 연봉은 이사급으로 받기로 했고,G사의 B과장도 연봉은 과장급으로 묶어진 채 부장을 달았다.

A이사는 "우리 회사 외에 대부분의 외국계 회사들이 잇따라 승진 인사를 내고 있지만 대체로 연봉은 종전대로 유지하는 형식이 많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작년 말과 올초에 걸쳐 세 차례나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던 외국계 금융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점차 진정되자 직원들의 동요를 줄이는 한편 사기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승진한 외국계 임직원은 "지금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연봉은 동결됐지만 어차피 승진은 했고,시장 여건이 나아지면 제대로 된 연봉을 챙겨주지 않겠느냐"고 수긍하면서도 "그때까지 회사에 남아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어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