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2분기 '깜짝 실적' 현실화
- 하반기 IT株 증시 주도주 낙관론 급부상


삼성전자의 2분기 '깜짝 실적'이 현실화되면서 하반기 대형 IT株들의 주도주 부상에 대한 확신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 대형 IT株 실적 승전보 계속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1조~33조원, 영업이익 2조2000억~2조6000억원의 실적 전망치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은 이어졌으나,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은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7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가 지난 1분기 4700억원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경제 위기로 인한 실적 부진에서 빠르게 탈출하고 있는 셈이다. 매출액 역시 지난 1분기 28조6700억원에서 2분기 최소 3조1000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김현중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1조5000억원 정도로 추정해 왔기때문에 이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실적"이라며 "반도체 D램가격 강세와 판매관리비 절감 효과 등으로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좋았던 것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품가격과 전체적인 출하량 추세 등을 감안할 때 3분기도 이 같은 실적호전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도 2분기 글로벌 기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성준 SK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경기침체에도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주력 품목에서의 시장점유율 상승과 지난해말 이후 진행된 원가절감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며 "2분기 글로벌 기준 영업이익이 8981억원으로 1분기 대비 97.1%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닉스 역시 적자폭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현중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는 개선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긍정적 효과와 함께 하위권 업체들과의 경쟁력 차이에 따른 수익성 차별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격차와 DDR3에 대한 대응력 차이를 고려할 때 앞으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 업황 개선의 가장 큰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또 "하이닉스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8.8% 증가한 1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1801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영업적자 폭이 전분기 대비 크게 축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혁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날 시장을 이기고 싶다면 실적 개선주가 최선의 선택이고 그중 가장 적합한 종목이 바로 LG디스플레이라며 호평했다.

윤 연구원은 "7월 초반 패널가격은 노트북, 모니터, 32인치 TV용 패널을 중심으로 7~8% 상승했다"며 "이 같은 패널가격 급등으로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이익이 1450억원의 흑자전환에 이어 3분기에도 6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점은 확정적"이라고 강조했다.

◆ 하반기 주도주는 대형 IT株

이에 따라 대형 IT주들이 하반기에 국내 증시의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 국내 대형 IT 6개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요 증가로 실적 호전추세가 전분기 이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세트업체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IT 시장 재편이 한국 업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해외 경쟁사 대비 실적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대형 IT 6개사의 3분기 전체 매출액은 4.8% 증가한 45조3200억원, 영업이익은 58.3% 증가한 3조1170억원으로 추정된다는 것.

박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가 3분기에 흑자전환하면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IT 산업이 단기적으로 호황세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IT 대형주가 주도주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2분기 실적은 환율효과와 재고축적에 따른 반사이익이 일부 포함됐지만 3분기는 주요 제품의 가격 강세를 바탕으로 실적 호황세를 시현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다만 IT섹터의 이익 규모와 주가 수준으로 볼때 시장 주도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IT섹터가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기업이익 회복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IT섹터의 주가 상승이 꽤 진행된 현 시점에서는 기업이익 개선 외에 기업이익 규모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한국 IT섹터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17.2배로 2007년, 2008년 평균값에 비해 37% 가량 높다"며 "IT 기업이익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된만큼 주식시장에서 기대감도 강하게 반영됐음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임 팀장은 "수요 회복이 탄력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적고 환율의 긍정적인 영향력도 약화될 것으로 예상돼 3분기 이후 IT섹터의 이익회복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영향으로 6일 오전 10시7분 현재 삼성전자가 전 거래일보다 4.66% 오른 62만9000원을 기록 중인 것을 비롯해, LG전자와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도 1-2%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