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알루미늄 메이커인 알코아가 오는 8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어닝 시즌이 개막된다.

증권 전문가들은 대체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실적 악화 정도에 따라 주식시장 움직임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팩트셋리서치사의 조사에 따르면 S&P500에 포함된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은 평균 3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에너지 관련 기업의 이익 감소가 두드러지고 소비와 연관이 높은 소매업체와 자동차 회사들의 실적도 기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3월 저점을 형성했던 증시가 이후 상승하면서 주식 가치가 많이 회복된 만큼 실적 악화는 자칫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분기에는 기업 실적이 부진해도 예상보다 덜 나빴다는 이유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실제 실적이 호전돼야만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알렉스 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주식전략가는 "뉴욕 증시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높거나 적어도 희망을 갖게 하는 이익 전망을 내놓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매출 증가율 측면에서 기업들의 실적이 바닥을 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보기술(IT) 관련주 등 일부 업종에서 희망적인 실적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기술주들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실적이 악화되겠지만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는 호전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정보기술 업체들이 시장을 떠받쳐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관련 주의 실적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컴퓨터와 관련 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IT 업체의 실적이 호전될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 않다.

이 밖에 금융과 건강(헬스 케어) 관련 업체들의 실적 개선도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밝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힌즈데일 어소시에이츠의 폴 놀트 투자국장은 "기업들의 실적이 썩 좋지는 않겠지만 금융 관련 기업의 실적은 호전될 것인 만큼 전체적으로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도 있다"며 밝게 예상했다. 1분기와 마찬가지로 2분기 실적 전망이 나쁘기 때문에 이를 뛰어넘을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지표로는 6일 서비스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공급관리자협회(ISM) 서비스업지수가 발표된다. 마켓워치는 6월 지수는 46으로 전월(44)보다 상승하겠지만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오는 10일에는 7월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가 나온다. 최근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소비심리가 눈에 띄게 개선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편이다. 같은 날 5월 무역수지와 수출입 물가가 발표된다. 지난주 6월 고용감소폭이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만큼 9일 공개되는 최초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