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은 지난 2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한국경제의 펀더멘털 악화 우려 등으로 1500원 수준까지 급격하게 상승했다. 당시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과도한 상승으로 판단했고 환율이 하락할 때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찾기 시작했다. 문제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자산구성이 대부분 원화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투자상품인 주식 채권 펀드 등을 통해서는 원화 강세의 혜택을 향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출시된 몇몇 DLS(파생결합증권)는 원 · 달러 환율이 하락할 때 수익이 발생하도록 설계돼 투자자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었다. ELS(주가연계증권)가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인데 비해 DLS는 금리 통화 등 다양한 자산에서 파생된 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사용해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DLS와 연계되는 기초자산의 다양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투자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기존에 많이 활용되던 금리나 통화 금 원유 이외에도 천연가스 등의 실물자산이나 부동산지수 소비자물가지수 등의 다양한 지수와 연계된 DLS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잘 알고 있는 BDI지수(발틱 건화물 운임지수)나 D램 반도체가격에 DLS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아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변화는 기초자산의 다양화뿐만 아니라 수익구조의 다변화를 통해서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구조의 다양화는 투자성향에 따라 적합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보수적인 투자자를 위한 원금보장형 상품부터 공격적인 투자자를 위한 레버리지형 상품까지 출시되고 있다. 따라서 특정 실물자산이나 지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투자자라면 자산의 가격이 10% 오를 때 DLS에서는 20%의 수익이 나는 레버리지형 상품에 가입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도 있게 된다.

물론 DLS는 일반 펀드처럼 언제든지 가입가능한 상품이 아니다. 특정 시기에 한정된 금액만을 모집하는 형태로 판매된다는 제약이 있으며 익숙하지 않은 기초자산과 연계된 상품의 경우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DLS의 출시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고 다양한 기초자산이나 수익구조를 통해 투자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꾸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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