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두달 넘게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면서 시장에는 추가 상승이 나올 것이라는 '낙관론'과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는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지난 1일 1400선을 회복한 코스피 지수가 1400선 이상에서 부담을 느끼던 차에 미국과 북한발 악재로 3일 급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수급여건 개선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불거지면서 낙폭을 크게 줄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5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92포인트(0.21%) 내린 1408.56을 기록하고 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고용지표 악화에 따른 뉴욕 증시의 급락 소식에 1389선으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에 1400선을 회복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정 가능성이 현실화 된다 하더라도 그 폭과 기간은 우려보다 작고 짧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기술적으로는 직전 저점(1360)에 대한 지지력을 확인하는 정도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기업이익이 개선되고 있어, 조정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시장 컨센서스(평균 예사치)로 추정되는 2분기 기업실적은 국내 대표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14조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동기대비 39.8% 감소, 전기대비로는 50.2% 증가한 수치다.

소 연구원은 "절대적인 이익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뚜렷하게 기업이익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기업이익 수정비율 역시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어 향후 이익 개선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근거는 경기다.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5월 산업생산,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6월 수출입동향 등은 경기 회복 기조가 정착되고 있으며 향후 회복세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 상반기 12조원 넘는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도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고 상반 기 내내 팔자에 나섰던 기관도 최근 매도세가 완화되는 모습이다. 기관은 이날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도 실질적인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12일 연속 국내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25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는 2009년 들어 최장기간의 자금유입 규모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펀드자금은 평균적으로 2~3달정도 지수에 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국내 증시가 3월 이후 본격적인 본격적 인 반등을 보였다는 점에서 7월은 자금이 유입될 만한 좋은 시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잠재적 투자자들의 자금유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시장에 큰 부담이 됐던 프로그램도 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매수 차익 거래가 발생하는 베이시스 수준이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베이시스 수준의 개선과 이에 따른 추가적인 매수차 익거래 물량의 유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경계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은 이익이나 수급 측면에서 박스권 상향 이탈이 정당화될 정도의 강력한 호재가 없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어설픈 박스권 상향이탈 시도는 오히려 강한 하락압력을 초래해 무산될 수 있다며 대응할 수 없는 급반전 형태를 띠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