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들이 하반기에 주식투자를 늘리겠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고액 자산가의 3분의 2 이상이 하반기 코스피지수의 최고점을 1600선 이상으로 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주식형펀드보다는 직접 투자를 통해 주식 비중을 늘리겠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아 눈길을 끈다.

삼성증권은 1일 사내 PB(프라이빗뱅킹)연구소에서 예탁자산 1억원 이상인 218명 자산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2%가 올 하반기 주식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하반기에 성과가 저조한 투자상품에 잠긴 돈을 현금화해 직접 주식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대답한 비중도 53.8%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자산가들이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을 좋게 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자산가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16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는 44%를 넘었으며 1700선과 1800선이라고 대답한 비율도 23% 가까이 돼 응답자의 67.5%에 달하는 자산가들이 하반기 코스피지수 상단이 1600선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6.7%)이 국내 증시가 상승 추세로 전환했다고 진단했다. 지수가 1300선 아래로 하락하면 바로 주식을 사겠다고 답한 비율이 85.5%에 달하는 점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그대로 드러난다.

자산가들은 주식투자를 통한 투자수익률을 15~20%로 예상하는 비중이 29.8%로 가장 높았고,10~15%로 점치는 비율도 28.8%로 나타나 절반 이상의 자산가들이 하반기 주식에 투자할 경우 예상 투자수익률을 10~20%로 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주식투자에 나설 경우 펀드나 ELS(주가연계증권) 등의 투자상품보다는 직접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움직임이 압도적으로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주식 직접투자를 꼽은 비율이 작년 하반기 조사에선 48%에 그쳤으나 이번엔 67%로 급격히 높아졌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를 유망한 대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7.2%에서 6.4%로 낮아졌다.

현재 보유 중인 투자자산을 정리할 경우 어디에 투자하겠냐고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57%가 주식 직접투자라고 답한 반면,주식형펀드에 넣겠다는 응답자는 6%에 그쳤다. 현금으로 보유하겠다고 답한 비율도 12%로 낮았다.

올 하반기에 주식형펀드를 환매해 현금화하겠다는 자산가는 전체의 18.9%에 불과해 계속 보유하겠다고 답한 자산가(32.5%)보다 적어 주식형펀드를 적극적으로 환매할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직접 주식투자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는 자산가들은 IT(정보기술) 자동차 조선업종 등 수출 관련주나 태양광 2차전지 관련주 등 녹색 성장주를 관심있게 보며,유망 투자지역으로는 54%의 자산가들이 중국을 지목했다. 이는 국내(30%)나 브라질 등 중남미(10%)를 크게 앞선 것으로,중국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시중 유동자금이 빠르게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데다 경기 조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시기에 자산가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전략에 크게 참고할 만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