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전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코스닥 시장이 지난달에는 8% 이상 급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1350~1430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것과 대조되는 흐름이다.

이처럼 차별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코스닥 시장이 올들어 더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올해 상반기 46.1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23.62%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는 각각 외국인과 기관이 장세를 주도했는데 최근 이들 주도세력이 시장별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지수 움직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들어 5월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709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던 기관이 지난달에는 4325억원 어치 주식을 처분했다. 기관의 매도 공세에 수급기반이 취약한 코스닥 시장이 더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것이다.

차별화되는 또다른 이유로 실적이 꼽히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5월 중반 이후에도 꾸준하게 상향조정되고 있는데 반해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전망은 오히려 5월 중반 이후 하향조정되고 있다"며 "2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실적 전망이 밝은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간의 옥석가리기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점]코스닥, 코스피와 차별화…대형주에 주목
최근 직접 투자자금의 증시 유입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점도 코스닥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인의 매매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의 투자자금 유입이 정체되면서 매수 여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간접투자 자금인 국내 주식형펀드는 9일째 순유입되고 있는 등 주식형펀드로의 투자자금 유입에 힘입어 기관이 선호하는 대형주들이 선전하고 있다.

이선엽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단기간 더 흔들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미 조정을 크게 받았다는 점에서 너무 비관에 휩싸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다만 시장 대응에 앞서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7월 이후에도 기관의 매도세가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생각을 바꿔 종목별로 선별적인 대응을 할 것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종목별 대응에 있어서 있어서는 미리 조정을 받은 종목에 대해서는 어느 선에서 지지를 받는 지 확인하고 더불어 기관 등 수급여건이 개선여부에 따라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으며 기술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거나 크게 오른 후 기관이나 외국인의 차익 매물이 쏟아지는 종목에 대해서는 매매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7월초반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닥 보다는 코스피, 소형주보다는 대형주, 낙폭과대주보다는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종목 가운데에서 유망주를 고르는 전략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