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명서 9명으로, 이건희 前회장 1위

올해 들어 주가 상승으로 상장사 보유주식의 지분가치 평가액이 1조원이 넘는 이른바 '1조원클럽' 주식부호가 지난해 말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재계 전문사이트인 재벌닷컴에 따르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본인 명의로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달 30일 종가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평가액이 1조원이 넘는 '1조원클럽' 인사는 9명으로 작년 말의 5명보다 4명이 증가했다.

1천억원 이상 주식 보유자도 111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말의 93명보다 18명이나 늘었다.

주식부호 1위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으로, 지분 평가액은 3조1천254억원을 기록했다.

이 전 회장의 지분가치는 연초 1조3천560억원이었으나, 지난 2월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차명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하면서 지분 평가액이 크게 늘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상반기 동안 75.3%나 증가한 3조950억원으로 2위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4.8% 증가한 1조6천532억원으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한때 상장사 주식부호 1위에 오르기도 했던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지난해 말에 비해 4.5% 감소한 1조5천640억원으로 4위에 머물렀다.

'롯데가 형제'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은 1조2천389억원, 1조1천942억원으로 각각 5위와 6위에 올랐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보다 44.9% 증가한 1조1천322억원으로 7위를 기록했다.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은 올해 들어 보유주식이 많은 기아자동차와 글로비스의 주가가 급등한 데 힘입어 지난해 말보다 82.7%나 불어난 1조1천32억원으로 8위에 올라 '30대 젊은 부호' 중 지분 평가액이 가장 많았다.

인터넷 게임 '리니지 신화'의 주인공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해 말보다 248.5%나 급증한 1조259억원을 기록해 국내 최초 '1조원 벤처부호' 신화를 이어갔다.

보유지분 평가액이 1천억원 이상을 기록한 주식부호 중 지난해 연말에 비해 지분가치가 배 이상 증가한 부호는 전체의 10%인 11명으로 집계됐다.

김택진 대표가 248.5%로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와 두 자녀가 226.6%로 뒤를 이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준 효성 사장 등 효성 오너가족이 130%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면서 지분가치가 급증했다.

또 여성 주식부호중 1천억원 이상은 지난해 말 8명에서 11명으로 3명이 증가했고, 코스닥 대주주 가운데 1천억원 이상은 10명에서 16명으로 6명이나 늘어났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