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매각 결정으로 인수 · 합병(M&A) 프리미엄이 부각되면서 급등했다. 금호산업을 비롯한 여타 금호아시아나그룹주도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동반 급등했지만 장 마감 직전 대우건설 매각 손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하락세로 돌변했다.

대우건설은 29일 한때 상한가까지 치솟았다가 7.00% 오른 1만37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4일부터 나흘째 급등세를 보여 이 기간 주가는 22%나 뛰었다. 지난 주말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을 매각키로 하면서 그간 발목을 잡아왔던 그룹 리스크에서 벗어난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결과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각이 결정됨에 따라 차입금 규모가 축소되고 그룹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가 수준으로 매각할 경우 금호산업의 자본잠식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대우건설의 매각가격은 최소한 현재가 대비 30% 이상 할증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주주인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금호석유화학 등도 대우건설과 함께 동반 강세를 보였지만 장 막판 하락세로 돌변했다. 특히 대우건설 지분 18.6%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은 오전 한때 12%대까지 급등하다가 결국 하한가로 미끄러졌다.

박형렬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적 투자자(FI)의 대우건설 지분 39.57%를 기준가(3만2510원)에 되사줘야 하기 때문에 풋백옵션 손실까지 감안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손실은 프리미엄 30%를 받고 넘겨도 2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 매각 결정에 따라 당분간 금호산업을 비롯한 금호그룹주는 대우건설 주가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며 "대우건설 매각에 따라 불확실성은 줄어들었지만 매각가격이 2만원 수준을 넘어서지 않으면 금호산업 등의 매각 손실은 크게 줄지 않는다는 점이 부각됐다"고 진단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