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선까지 쉼없이 달려온 국내 증시가 지난 5월 이후 두달째 박스권에 갇혀 있다.

29일에도 코스피 시장은 1400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22포인트(0.45%) 오른 1400.75를 기록하고 있다. 1399선으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가 14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7월에도 국내 증시가 추가 상승을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면서 대체로 코스피 지수가 1300~15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7월에도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맞서는 형국이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시가총액 대비 대기매물(신용잔고+미수금) 비율이 0.5%를 넘어서며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또한 2분기 기업이익이 크게 호전될 전망이지만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대우증권이 분석하는 종목군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33.6%로, 2008년 4분기 -64.8%, 올해 1분기 -56.9%에 이어 마이너스 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2분기 기업이익에 대한 전망치가 일부 업종에 의해 주도되고 있고 최근 들어 이익전망이 경쟁적으로 상향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기존 악재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 △주당순이익(EPS)의 상승과 PER(주가수익비율)의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주가수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5~6월 정체기 가장 골칫거리였던 프로그램 매물이 완화될 전망이라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월 주식시장은 모멘텀 측면에서 두 달 동안 횡보한 데 따른 시장 에너지 소진 및 2분기 기업이익을 둘러싼 리스크로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가능에 노출돼 있지만 이로 인한 주식시장의 하락압력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호재가 등장하지 않더라도 기존 악재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주식시장의 안정감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와 프로그램 매수 유입으로 코스피 지수가 상승시도를 나타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며 "7월중 KOSPI는 전약후강의 패턴 속에서 1320~1500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매 차원에서는 조정시 매수 관점의 시장대응이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증시의 조정은 심리지표와 실물지표 간의 갭 메우기 화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런 흐름으로 판단된다"며 "3분기에 경기 회복이 보다 가시화될 경우 국내외 증시는 2차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각국 1년물 국채 금리를 기준으로 살펴본 채권 대비 주식의 매력도가 높고 어닝시즌의 긍정적인 영향과 외국인의 선물에서 환매수로 인한 프로그램 매수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7월 증시에 대해 조정시 비중확대가 필요한 '옆도움 닫기'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옆도움 닫기'란 높이뛰기에서 옆으로 비스듬하게 하는 도움닫기를 말하는 것으로, 지수가 횡보 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증권은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 투자의견과 6개월 적정 코스피 예상치를 1300~1700으로 유지했다.

현대증권은 소비회복의 수혜주로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소비업종과 디지털 가전 제조업을 대표로 한 IT(정보기술) 업종이 유망하다며 기아차, LG디스플레이, 현대백화점, 하이닉스, 효성을 추천했다.

대우증권은 이익 모멘텀 및 리스크를 감안해 경기관련소비재, 소재, IT, 에너지 섹터의 비중을 확대했다. 교보증권은 구조조정 관련 인수합병(M&A) 테마와 함께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IT,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의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