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부품 업체들이 증권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산업이 선전하자 휴대폰 부품 기업들의 실적도 좋을 것으로 기대되서다.

실제 상당수 기업이 2분기에 큰 폭으로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소형주 투자에 뚜렷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휴대폰 부품주가 각광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HMC투자증권은 26일 KH바텍이 올 2분기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낼 것이라며 이 회사 목표주가를 3만5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올렸다.

이 증권사 노근창 연구원은 "KH바텍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79.7%와 147.4% 급증한 828억원과 11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좋은 실적은 KH바텍의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노키아가 최근 전략적으로 새 스마트폰을 출시한데 따른 것이다. KH바텍은 노키아의 스마트폰 'N97'에 들어가는 힌지 모듈을 전량 납품하고 있다.

노 연구원은 "노키아의 스마트폰 N97은 터치스크린과 PC 키보드와 배열이 같은 쿼티 자판을 접목시키고 LCD창도 45도 올릴수 있게 해 차별화를 시도한 제품"이라며 "휴대폰 업체들이 디지인 차별화를 위해 금속 메카니즘을 계속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에 KH바텍 제품 수요 또한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KH바텍의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각각 11.4%와 16% 늘어난 923억원과 1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휴대폰 케이스를 만들어 삼성전자 등에 공급하는 인탑스나 피앤텔도 유망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운호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3분기가 되면 LG전자나 삼성전기, 삼성SDI 등의 IT 업체는 2분기 수준의 실적 개선세를 보이기 힘들 것"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투자전략으로 휴대폰 부품주를 추천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KH바텍과 함께 피앤텔, 인탑스를 '최선호주(top pick)'로 꼽았다. 주가가 실적 대비 낮은 수준인데다 자회사에 대한 기대감, 중국 진출 등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승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전략폰 제트의 케이스 수요 가운데 절반 가량을 피앤텔이 차지하고 있어 올 2분기와 하반기 피앤텔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이 회사의 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됐던 낮은 성장성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며 휴대폰용 힌지 부문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피앤텔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4800원에서 1만7800원으로 올려잡고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최신 휴대폰에 들어가는 터치스크린 부품을 만드는 회사들도 '러브콜' 대상이다.

대신증권은 전일 보고서에서 이엘케이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47억원과 38억원에 달하고 영업이익률은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세는 3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봉원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와 모토로라에 공급하는 모델수가 올 상반기 4개에서 하반기에는 10개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 터치스크린 칩 업체들과도 업무관계를 강화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공급처 확보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디지텍시스템에 주목했다. 이 증권사 지목현 연구원은 "디지텍시스템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74%와 127% 증가한 1219억원과 259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서원인텍 파트론 등도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 증권사들의 유망종목에 꼽히고 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