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발 악재로 3% 가까이 급락하며 6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이탈했다.

코스피지수는 23일 39.17포인트(2.80%)나 밀려나 60일선(1364.41)보다 낮은 1360.5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60일선 아래로 내려앉기는 지난 3월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2.94% 하락한 498.03으로 마감, 지난 4월29일 이후 처음으로 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국인이 사흘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지수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외국인은 현물(주식)시장에서 2000억원 넘게 내다판 가운데 선물시장에서도 8546억원을 순매도해 38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을 야기시켰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두 달여에 걸친 횡보장세로 체력이 고갈된 가운데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고 외국인이 아시아 증시 전반에 대해 '팔자' 우위를 보이면서 박스권 하단의 지지력에 대한 테스트가 또 한 차례 이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스권 하단과 맞물려 있는 60일선이 무너지면서 추가 조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기 추세선들이 1400선 근처에 모여 방향성을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수가 수급선인 60일선을 하향 이탈했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추세가 꺾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가 단기에 60일선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기술적으로는 1300선 부근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횡보 국면에서 중장기 추세선은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으로 60일선 아래로 밀려난 것"이라면서 "1350~1370대의 지지력은 여전히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기는 어렵지만 박스권을 벗어나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