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상장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부실 기업들의 코스닥시장 '뒷문 입성'이라는 선입견이 강했지만 요즘은 탄탄한 기업체질을 자랑하며 강세를 보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우회상장한 기업 상당수가 탄탄한 실적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지명도가 높은 업체들도 속속 우회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적외선(IR) 필터 1위 업체인 해빛정보와 합병해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한 옵트론텍은 올해 실적 '턴 어라운드(흑자 전환)'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휴대폰에 IR 필터를 공급해 온 해빛정보와 디지털카메라용 글라스렌즈 시장에서 국내 대표 주자로 꼽히는 옵트론텍이 합쳐지면서 광학분야 강자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갑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출하량이 증가하고 있고 2분기부터 일본 샤프사에 대한 도급 매출이 발생해 큰 폭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비상장사의 상장사 '점령'이 아니라 '윈-윈' 형태의 우회상장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2월 말 문화콘텐츠 업체 다르앤코를 통해 우회상장한 도이치모터스는 6월 조정장에서도 주가가 17.7%나 올랐다. 국내 증시에선 보기 힘든 수입차(BMW) 딜러 전문업체로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에 매출 358억원,영업이익 5억원을 내는 등 뚜렷한 실적 회복세를 보인 덕분이다.

이익 구조가 탄탄한 기업들의 우회상장 계획도 잇따르고 있다. 화합물반도체 기업 네오세미테크는 지난주 코스닥 상장사 모노솔라를 통해 우회상장한다고 밝혔고,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미스터피자도 메모리앤테스팅을 통해 오는 8월 우회상장할 예정이다. 네오세미테크와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각각 395억원과 91억원에 달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n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