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유전 탐사 및 개발 사업을 하고 있는 케이씨오에너지가 8조원 규모의 러시아 가스전 개발에 나선다.

케이씨오에너지는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분 24%를 보유한 유전개발업체 톰가즈네프티가 지난 17일 공개 입찰을 통해 러시아 사할린 소재의 보스토츠노-고로마이스키 가스전에 대한 개발, 생산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보스토츠노-고로마이스키 가스전은 북사할린 동부 노글리크스키와 오힌스키 행정구역에 위치해 있으며, 러시아 정부에 매장량이 공식 등록되어 있다. 작년 초 등록된 가스전의 C3 매장량은 총 164억 입방미터, 콘덴세이트(압축가스) 100만t 이다. 이를 배럴로 환산하면 약 1억351만 배럴로 1배럴에 70달러, 원ㆍ달러 환율 1200원을 가정하면 그 가치가 8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전대월 케이씨오에너지 대표(47ㆍ사진)는 "매장량이 풍부한데다 주변에 인프라까지 대부분 갖춰져 있어 경제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가스전 인근에 송유관이 지나고 있고, 바다와도 가까워 운송이 용이하다는 얘기다.

전 대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초기 3000만달러 가량만 투입하면 개발과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투자비용은 가스전에서 서쪽으로 약 7㎞ 떨어진 곳에 지나고 있는 송유관을 잇는 작업과 시추 등에 필요한 자금이라고 전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개발이 진행될수록 자금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중국, 일본 등지에서 투자자를 찾고 있다"며 "특히 중국쪽에서 관심을 크게 보이고 있어 양해각서(MOU) 제안서를 보낸 상태"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한국에서 투자를 받는 게 국익에도 가장 보탬이 되겠으나 소위 전대월 리스크 탓에 실질적으로 국내 투자자를 찾기는 힘들다"며 "만약 중국 투자자와 손을 잡는다면 이 가스전에서 생산된 가스는 중국으로 전량 팔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대표는 2005년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을 둘러싸고 정부와 정치권 실세 등의 개입 의혹이 제기돼 특검 수사로까지 이어졌던 '오일게이트'의 장본인이다.

그는 "정부가 해외 자원 확보에 나선다면서도 실제 실무선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간담회 중간중간 정부에 그간 서운했던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