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기준으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5년간 평균 수익률은 110.64%다. 5년 동안 인덱스펀드에 묻어둔 투자금이 원금의 배를 약간 넘긴 정도로 불었다. 이 기간 125.88%로 가장 성과가 좋은 '한국투자크루즈F2.8인덱스'는 평균을 약 14% 웃돌았다. 5년 수익률 79.01%로 꼴찌를 기록한 상품은 평균보다 28% 뒤졌다. 대부분의 인덱스 펀드들은 100% 안팎에서 고른 성적을 보였다.

반면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골라 담는 액티브형의 경우 상품에 따라 큰 격차를 보였다. 주식 비중 60%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의 5년 평균 수익률은 116.09%였다. 인덱스형보다 5.45%포인트 높은 성적이다. 하지만 펀드별로 성과는 들쭉날쭉이다. 가장 수익률이 좋은 '미래에셋디스커버리'는 이 기간 230.31%에 달해 평균보다 114.2%포인트 앞질렀다. 하지만 5년간 고작 27.99%의 수익에 그친 꼴찌는 평균에 비해 88.1%포인트나 뒤떨어졌다. 평균 수익률 근처에 오밀조밀 몰려 있는 인덱스펀드와 달리 액티브펀드는 상하위 간 격차가 상당히 크게 나타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액티브펀드와 인덱스펀드의 수익률 격차는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줄어든다. 가령 최근 6개월간 액티브형 평균 수익률은 34.03%,인덱스형은 28.27%를 기록 중이다. 5.76%포인트는 얼핏 작아 보이지만 이 기간 인덱스형 수익률의 20.3%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차이다. 액티브형이 압도적으로 앞섰다는 얘기다. 하지만 5년으로 기간을 넓게 잡으면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인덱스형은 5년 성적에서 액티브형에 5.45%포인트 뒤졌지만 비율로는 4.9%에 불과하다. 6개월에서 5년으로 투자기간이 길어지자 두 유형 차이가 4분의 1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보면 시장 상황에 따라 액티브형과 인덱스형이 각각 유리한 경우는 있다. 시장이 강하게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액티브형의 성적이 단연 두드러진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86.2% 급등한 2005년 4월부터 12월까지 액티브형은 97.9%의 수익을 낸 반면 인덱스형은 88.3%에 그쳤다. 2007년 1월부터 10월까지 지수가 74.5% 오르는 과정에서도 액티브형(100.4%)이 인덱스형(71.0%)을 따돌렸다.

하지만 2006년 1월부터 13개월간 지수가 1.2% 오르면서 횡보한 국면에서는 인덱스형이 3.6% 상승해 시장을 이긴 반면 액티브형은 0.9%의 손실을 입었다. 2002년 12월부터 2004년 3월까지 점진적으로 시장이 오른 국면에서도 인덱스형이 액티브형을 앞섰다. 윤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6년간 액티브형과 인덱스형 어느 한 쪽도 절대적으로 앞선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다"며 "인덱스펀드는 횡보장이나 점진적인 상승장에서 시장 평균을 앞서는 경향이 있으므로 시장 전망에 따라 액티브형과 인덱스형의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기 투자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펀드보수와 수수료에서는 단연 인덱스형이 유리하다. 인덱스펀드의 총보수 평균은 0.4% 수준으로 액티브형의 4분의 1 미만이다.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차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