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금리라는 이름의 구름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증시에서 금리 변수는 아직 먹구름이 아닌 흰구름 수준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지만, 이 변수가 코스피지수 1,400선 위아래에서 숨고르기중인 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려의 대상이 되는 금리는 기준금리가 아닌 시장금리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2.0%로 동결시켰고,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 목표범위는 여전히 0∼0.25%다.

하지만 올해 초 3.72%였던 5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금통위 전날인 지난 10일 4.78%로 올랐고 11일에는 4.97%로 올랐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의 수익률 또한 올해 초 2.46%였으나 지난 10일에는 3.98%까지 뛰어올랐다.

주식시장에서는 아직까지는 이런 변화를 관망하는 분위기지만 시장금리 상승이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자체 산출한 '인플레이션 센티멘트' 지표가 지난해 3월 이전에 '0'에 가까웠다가 같은해 3월부터 '1' 이상으로 급반등하면서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코스피지수가 약 2주동안 조정받은 사례가 있었다며 최근 이 지표가 다시 0.5 근처까지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안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현재의 증시 상황이 협의통화(M1)의 가파른 증가세가 주가를 끌어올렸던 1999년이나 2002년과 유사하지만,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광의통화(M2)의 증가로 시장이 살아났던 2005∼2007년의 경우와는 거리가 있다며 조기 금리 인상은 주가 강세를 일단락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경제 지표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와 주식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금리가 일정한 수준 이상 올라가면 시장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