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확보 등 재무건전성 개선 위해"

올해 들어 유동성 확보 등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한 상장사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2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자사주 처분을 한 상장사는 124개사로 지난해 동기의 66개사보다 87.8%나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45개 상장사가 자사주를 처분, 작년 동기의 27개사보다 66.6% 늘었으며 코스닥 시장에서는 79개사가 자사주를 처분해 작년 동기의 39개사보다 102.5%가 증가했다.

올들어 자사주 처분이 가장 활발했던 지난달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개사가 모두 2조1천79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이 가운데 KT[030200]가 교환사채 발행 등의 이유로 2조1천493억원 어치를 팔아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5개 상장법인이 71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대부분은 처분 목적으로 운전자금 확보 등 재원마련을 이유로 꼽았다.

모두 220억원의 자사주를 처분키로 한 평산[089480]은 자사주 가격 안정과 함께 자산효율화 및 재무건전성 확보를 처분 이유로 들었다.

또 파워로직스[047310]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0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작년 5월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개 기업이 259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7개 기업이 8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하는데 그쳤다.

아울러 처분 목적도 운영자금 확보가 많았던 올해에 비해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주식교부 등이 많았다.

지난해 5월 자사주를 처분한 9개사 중 처분 목적이 '운영자금 확보'인 기업은 단 1개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발행(3개),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주식교부(3개), 합병으로 보유하게 된 자사주 매각(1개) 등을 주된 이유로 꼽혔다.

김세중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상승기에는 원래 자사주 처분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한 사례가 많았다"며 "경직된 금융시장 상황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경기침체를 기회로 새 사업을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