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두 번째로 돌아온 선물옵션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증권가에서는 사상 최저수준의 매수차익잔고를 감안할 때 추가적인 매도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의 변덕스러운 선물 매매를 볼 때 불안 요인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10일 "그동안 프로그램 매도가 지속되면서 매수차익잔고가 6조원에 불과하다"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만기 당일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기준 매수차익잔고는 5조9418억원으로 지난 4월 초에 기록했던 전고점인 8조3681억원에 비해 2조3263억원 가량 감소했다.

반면 매도차익잔고는 3조8751억원으로 지난 만기일 이후 약 1조2300억원 가량 늘어난 상태다. 매수차익잔고에서 매도차익잔고를 뺀 순차익잔고는 2조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전일까지만해도 만기 충격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봤다"면서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환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9일 선물시장에서 1만계약 넘게 팔았으나 10일 대규모 순매수로 돌변했다. 오전 10시56분 현재 외국인은 선물을 1만291계약 순매수해 장초반 매도 우위를 보이던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순식간에 1368억원 매수 우위로 돌려놨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1400선 회복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매가 워낙 변덕스러운만큼 만기일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호상 연구원은 "9일 기준으로 외국인이 5만3000계약 규모의 선물매도 포지션 중 약 2만7000계약을 청산을 기다리지 않고 롤오버(이월)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나머지 1만1000계약이 장내 환매수로 유입된다면 베이시스 개선으로 수급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전일처럼 다시 대규모 매도에 나선다면 만기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우려했다.

현대증권은 "만기 매물 부담이 완화되면서 당일 지수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지만 9월물 베이시스와 스프레드 시장가 추이를 볼 때 매수 차익의 유입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 시장접근보다 만기일 이후 수급구도 재편을 확인한 후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