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A형 간염 공포가 사라지기는 커녕 더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3~4주 정도 잠복기에 전염이 되는 이 병의 특성상 당분간 여의도 지역 A형 간염 주의보는 해제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달 동안 가톨릭대학교 부설 여의도성모병원에만 전년대비 두 배 이상의 A형 간염 환자가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는 하루 평균 10명 정도가 A형 간염으로 여의도 성모병원 입원실의 신세를 지고 있다는 것.

여의도에 A형 간염 공포가 번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술자리가 많은 영업부서에서 일하는 증권맨이 많고, 위생이 철저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는 포장마차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또 A형 간염이 발병해 치료를 받은 직원들도 대부분 이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아 전염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의도 성모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A형 간염 환자가 두 배 이상 늘었다"면서 "여의도에 특히 사무실이 밀집되어 있고, 날 것을 주로 제공하는 포장마차가 많아 A형 간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포장마차에서 깨끗하게 씻지 않은 그릇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중인 데다 평소 절친한 직원들끼리 술잔을 돌리거나 찌개 등 음식을 함께 덜어 먹는 등 비위생적인 식습관이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해 A형 간염 예방접종을 공개적으로 실시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SK증권은 6월 한 달 동안 공개적으로 A형 간염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A형 간염 환자가 줄어들지 않고 갈수록 더 늘어나고 있어 예방 차원에서 임원들이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