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자본 확충을 위해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금융은 선제적 자본 확충과 인수 · 합병(M&A)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5일 "경기 상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하반기에 다시 악화돼 증자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등 여건이 좋을 때 자본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M&A 가능성이 생길 수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아직 유상증자 규모와 할인율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증자가 결정되더라도 이를 위한 이사회 결의가 빨라야 이달 말쯤이나 가능해 실제 청약은 8월께나 실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자본 확충의 또 다른 방안으로 자회사인 국민은행이 보유한 KB금융 주식을 매각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유상증자쪽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사주 매각의 경우 현재 주가(4만원대 초반)를 감안할 때 매입가(평균 5만7000원대)보다 크게 떨어져 있어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KB금융의 유상증자 추진에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3월 말 KB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1.45%,기본자본(Tier1)비율은 8.28%로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양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BIS 자기자본비율은 11.4%,기본자본비율은 7.3%에 불과하며 이미 유상증자를 실시한 신한지주도 각각 11.9%,6.8% 수준이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KB금융지주가 최소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FT는 KB금융이 증자를 위해 크레디트스위스와 JP모건 메릴린치 등 투자은행들을 자문역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