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정책 수혜주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 위에서 지지부진한 틈을 타 풍력 태양광 등 녹색 관련 주식을 비롯해 4대강 정비 관련주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자동차 관련주의 지분율을 잇따라 높였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B자산운용은 지난달 대표적 풍력발전 관련주인 현진소재 주식을 매입해 0%이던 지분율을 7.43%까지 높였다. 또 다른 풍력주로 꼽히는 평산과 리튬 2차전지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엘앤에프 지분율도 각각 8.96%,5.89%로 확대했다.

이 회사의 엑설런트,글로벌스타,드림스타60 등 주력 주식형펀드들이 녹색 관련주를 대거 담았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지수가 1400선을 넘어가면서 코스닥시장의 다른 종목을 떨어내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그린 에너지 관련주의 비중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녹색 관련주에 대한 애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과 이달 초 OCI(옛 동양제철화학)를 비롯해 소디프신소재 삼성테크윈 등 미래에셋 주식으로 분류되는 태양광 및 2차전지 주식의 비중을 더 확대한 것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태웅(5.54%)과 용현BM(4.93%) 평산(9.64%) 등 풍력 단조업체 지분을 신규 공시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이와 함께 '그린오션' 정책을 선언한 SK그룹의 계열사인 SKC의 주식도 줄곧 사들여 지분율을 종전 12%에서 1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SKC가 설립한 SKC에어가스는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태양전지 등의 수요가 예상되는 산업용 가스공장을 열며 녹색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4대강 유역 정비의 수혜가 예상되는 현대건설현대제철의 주식도 대거 사들였고,GM의 파산 보호신청으로 상대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7.44%와 6.57%로 각각 0.4%,0.73% 추가로 매입했다.

이 밖에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한 한국밸류자산운용도 휘발유 대체 연료인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MH에탄올과 발광다이오드(LED) 등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이오테크닉스 등의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지분율을 10% 이상으로 높였다고 새로 보고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풍력 대체에너지 등 녹색 관련주나 에너지 절감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단순히 정부 정책에 따른 수혜주로 치부하기보다 앞으로 재편될 산업 구조의 핵심 종목"이라며 "일단 기업 분석을 통해 실적이 받쳐주고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베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