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와카미펀드, 비닉 펀드, 그레이엄 뉴먼 코퍼레이션펀드…. '

해외에서는 펀드매니저 이름을 딴 펀드가 즐비하다. 펀드에 매니저들의 실명을 쓰는 데 대한 제도적인 제약도 없지만, 굳이 매니저의 실명이 들어있지 않더라도 펀드매니저들이 오랫동안 한곳에 근무하면서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해당 펀드는 매니저와 동일시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본적으로 펀드를 장기 안정적으로 운용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 매니저들은 이름을 내세우는 것과 관계없이 자신의 책임 아래 명예를 걸고 자산을 운용한다.

수익률을 올리지 못해 투자자들이 퇴출시키지 않는 한 펀드매니저가 맡겨진 펀드 운용을 만기 전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도 거의 없다.

사와카미펀드는 미국과 유럽에서 34년간 펀드매니저로 활동한 사와카미 아쓰토가 1999년 8월 일본에서 사와카미투신사를 설립하면서 등장했다. 광고와 마케팅 없이 개인투자자만을 타깃으로 판매됐지만 큰 인기를 얻어 주목을 끌었던 펀드다. 비닉 펀드는 1990년대 세계 최고의 명품 펀드인 마젤란펀드를 운용했던 제프리 비닉이 '비닉 에셋 매니지먼트'를 만들면서 출시했다. 그레이엄 뉴먼 코퍼레이션펀드는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운용했던 펀드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마젤란펀드는 피터린치가 1977년부터 1990년 은퇴할 때까지 14년간 운영했다. 그래서 피터린치를 기억하는 많은 투자자들은 바로 마젤란펀드를 떠올린다.

'퀀텀 펀드'도 마찬가지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그룹의 조지 소로스 회장은 1969년 퀀텀펀드를 포함해 7개 펀드를 오랫동안 운용했던 이유로 퀀텀펀드는 곧 '소로스펀드'로 인식될 정도다.

김칠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의 실명 펀드는 매니저 이름을 일부러 넣어서 나온다기보다 매니저가 그 펀드를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운용하는 데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