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연일 뜀박질하고 있다.

SK에너지는 2일 4000원(3.62%) 오른 11만45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나흘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맥쿼리 등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장중 11만8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날 10조원을 돌파한 SK에너지의 시가총액은 이날 10조5873억원으로 불어났고 이에 따라 시총 순위도 LG디스플레이(10조2514억원)를 제치고 11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강세는 올초만 해도 배럴당 35달러에 불과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70달러 선에 근접하면서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은 배럴당 68.58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SK에너지는 유가 상승시 수혜폭이 가장 큰 종목으로 꼽힌다. 이응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하루 평균 원유생산량이 4만배럴에 달하는 데다 정제능력도 국내 정유사 중 최고 수준이어서 유가가 오르고 정제 마진이 개선되는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폭의 이익개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여타 정유주들과는 달리 자원개발(E&P) 사업의 이익 비중이 15~20%로 높아 유가 상승에 따른 민감도가 가장 높다"며 "유가 상승에 따른 선제적인 가수요 발생 가능성 등도 단기적인 실적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자체 개발한 매연저감장치가 미국 환경인증을 획득해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기술력을 한층 강화한 점도 돋보이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원 · 달러 환율 하락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외환 관련 손실이 줄어 세전이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시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2분기 실적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올 하반기까지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져 향후 실적전망도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대신증권의 채현기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가 올 들어서만 40% 넘게 급등했지만 투기세력보다는 경기지표 호조로 향후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어 올 하반기에도 유가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차홍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으로 정유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기관 등의 매수세가 업종 대표주인 SK에너지에 먼저 유입되고 있다"면서 "향후 여타 정유주들의 강세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GS칼텍스 대주주인 GS와 에쓰오일은 각각 3만2500원과 5만7200원으로 1.72%,0.35% 상승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