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사모펀드 콜버그클래비스로버츠(KKR)가 지난해 12억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KKR가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수수료 수입 감소로 2008회계연도(2008년 1~12월)에 5년여 만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KKR는 2007회계연도에 8억1500만달러의 순익을 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순수익 규모는 9억2600만달러 수준이다.

FT는 경기침체로 KKR가 보유한 기업 자산가치가 하락한 것이 적자 규모를 키웠다고 전했다. KKR가 투자한 미 신용카드 결제정보업체 퍼스트데이터의 자산가치는 2007년 23억달러에서 지난해 14억달러로 주저앉았다. 영국 약국 체인인 부츠도 파운드화 가치 하락과 영국 경제 불황으로 자산가치가 21억달러에서 14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시가평가제(mark-to-market)에 따라 현 주가로 계산한 자산가치가 곧바로 장부에 반영되면서 상각 규모가 커진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KKR의 총 운용 자산이 전년(532억달러)보다 11% 감소한 485억달러에 그쳤다고 전했다. 수수료 수입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KKR의 수수료 수입은 6억4000만달러로 2007년(8억7200만달러)보다 무려 27%나 쪼그라들었다.

KKR 측은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지난해 신용위기로 인해 차입인수(LBO) 실적이 거의 실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