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경기 회복 속도가 두드러지고 있는 데다 환차익 기대감으로 외국인이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948억원 순매수해 지난달 15일부터 13일 연속 '사자' 행진을 벌였다. 연초 이후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10조3521억원에 달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와 전날 뉴욕증시의 상승 소식에 힘입어 장중 1437선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냉각돼 지수는 2.25포인트(0.16%) 떨어진 1412.85로 장을 마쳐 4일 만에 조정을 받았다.

특히 북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지수선물 시장에서 급증한 매물이 프로그램 물량을 밀어내 지수를 압박했다. 이날 프로그램 순매도액은 4500억원에 육박했다. 개인도 1300억원 이상 순매도에 가세했지만 외국인매수에 힘입어 지수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익 기대로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해외 뮤추얼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일 여유가 커졌다"며 "거시지표가 안정되고 원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인다면 외국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해영/장경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