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1일부터 비금융주 공매도가 재개됐지만 막상 장이 열리자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일단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판 다음 판매가격보다 싼 값에 되사서 차익을 챙기는 공매도는 약세장에서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어 금융위기 발발 이후 금지돼 왔으나 이날부터 비금융업종에 대한 차입 공매도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해당 종목의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공매도의 특성상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 관련 종목들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하지만 이날 증시에서 국내외 증권사들로부터 공매도 관련주로 주목받았던 종목들 가운데 하이닉스가 1.16%, 금호산업이 1.54%의 하락폭을 보였지만 현대제철은 0.17% 상승했다.

역시 공매도에 취약할 것이라고 지적됐던 건설업종에서도 GS건설은 1%대, 현대산업과 대림산업은 각각 6%대와 4%대의 상승세로 장을 마쳤고, 자동차업종의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3%와 2% 이상 올랐다.

시장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에 비해 19.21포인트(1.38%) 오른 1,415.10으로 마감했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주가 급등과 대차잔고, 외국인 보유비중 등을 고려할 때 건설과 자동차 업종은 공매도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CLSA증권도 수익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종목들이 공매도에 취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공매도 거래의 90% 이상이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이뤄진다는 증권업계의 분석에 비춰볼 때 이들 두 외국계 증권사의 전망은 그동안 눈길을 끌었다.

그럼에도, 이날 증시에서는 공매도 재개보다는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이나 외국인의 선물 매도와 해당 종목별 등락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현대차나 기아차의 경우 공매도 가능성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신청에 따른 반사이익 가능성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더 비중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공매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종목들 중 상당수가 단기적으로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상황이니만큼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빌미로 작용할 수는 있다"면서도 "공매도 때문에 시장 전반적인 악영향이 있다고 보는데는 아직까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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