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일부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호전되고 있지만 당분간은 금융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피력했다.

이 총재는 28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유로머니 주최로 열린 '제 5차 한국 컨퍼런스'에서 "세계 경제 침체 지속과 고용사정 악화 등으로 향후 성장의 하향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며 "한은은 당분간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통화신용정책을 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심리지표와 생산지표 호조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경기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때까지는 한은이 금융완화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실물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한 층 더 긍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개선 움직임이 추세적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직은 불확실하다"면서도 "실물경제 하강속도가 뚜렷하게 완만해졌으며, 일부 경제 및 심리지표는 예상보다 호전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 대한 상황 진단도 긍정적이었다. 한은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들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한은은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고 실물경제의 과도한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금융완화정책을 실시했다"며 "이와 같은 정책대응에 힙입어 최근 한국의 외환과 금융시장은 뚜렷한 개선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단기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지속하고 주가와 원화가치가 상당폭 반등했다"며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은행의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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