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 회복
코스닥 주도..조정시 피해 우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빚을 내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 과열국면에 진입한 주식시장이 급격히 조정을 받으면 이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고는 연초 1조4천791억원을 기록한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 26일 기준으로 3조9천475억원을 기록, 작년 6월30일 4조81억원 이후 처음으로 4조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신용잔고가 다섯 달여만에 2조5천억원(166%)이 넘는 급증세를 보이면서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141%)보다는 코스닥시장(273%)이 신용잔고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최근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신용거래를 포함한 외상거래의 주요 고객인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늘어난 데다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한도를 확대하거나 신용거래 기준을 완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개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융자 1인당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이고 보통담보대출 한도는 3억원에서 5억원, 펀드담보대출 한도는 2억원에서 5억원으로 각각 확대했다.

다른 증권사들은 아직 신용융자 한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지 않았지만, 신용융자 이자율이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증거금 비율을 낮추는 등 대출 기준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문제는 신용거래를 비롯한 외상거래가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률을 높이는 수단이 되지만, 주가가 내려갈 때는 매물 압력을 높여 주가 낙폭을 키우고 손실을 늘리는 복병이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시가 폭락하면서 빚을 내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 상당수가 증권사의 반대매매로 깡통계좌가 속출하는 등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특히 신용거래의 증가 속도가 과도하게 나타난 코스닥시장은 조정을 받을 경우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시장분석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작년 대비 4배 가까이 팽창한 코스닥시장의 신용잔고는 시장이 단기 과열권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단기적으로 지렛대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신용거래의 특성상 코스닥시장이 방향성을 꺾을 경우 추가적인 급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