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과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연일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순매수하는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기관들은 이달에도 지난 주말까지 4조3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조8182억원과 1조9917억원을 순매수해 기관 매물을 소화해내고 있다.

기관은 전반적인 매도 공세 속에서도 이달에 하나금융(1736억원) 현대모비스(1476억원) 삼성증권(902억원) 등 일부 종목에 대해선 순매수하고 있다. 윤창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기관들이 금융주에 대한 매수세를 키우고 있다"며 "지난달 한국금융지주로 집중됐던 매수세가 이달엔 상대적으로 주가가 싼 하나금융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기관이 순매수하고 있는 종목은 외국인 선호주보다 주가 상승률이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금융(30.3%)을 비롯한 기관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의 이달 평균 상승률은 18.6%로 6.4%를 기록한 외국인 매수 종목들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꾸준히 매수하고 있는 종목들의 상승률이 돋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달 들어 순매수한 삼성이미징의 경우 주가가 3만600원에서 6만원으로 2배 가까이 뜀박질했고 삼성테크윈(29.9%) KCC(20.7%) 소디프신소재(18.6%) 등도 두드러진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국투신운용이 보유 지분율을 지난달 말 11.65%에서 11.95%로 높였다고 밝힌 삼성정밀화학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2007년 11월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6만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신영자산운용이 매수한 한국제지와 평화정공,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사들인 삼성공조우주일렉트로닉스 등의 중소형주도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양정원 삼성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는 수익률이 나는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수익률 동향 등을 감안할 때 대부분의 국내 주식형펀드들이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