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이 선보이고 있는 신상품 중에서는 다양한 기능이 결합된 '복합통장'이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예 · 적금과 현금 인출 등 전통적인 기능만으로는 점점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증권 거래 실적에 따라 추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AMA플러스 증권 tx통장'을 최근 선보였다. 이 통장에 가입하면 우리은행의 보통예금 통장과 우리투자증권의 증권 계좌를 동시에 갖게 되는데 우리투자증권의 사이버증권 서비스를 통해 매달 200만원 이상 주식 거래를 하면 0.7%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받고 타행 송금 시 수수료를 면제받는다.

스윙기능을 통한 고금리 혜택도 있다. 스윙기능은 보통예금 통장의 잔액이 일정액을 넘으면 초과금액이 고금리가 적용되는 다른 계좌(스윙 계좌)로 넘어갔다가 원래 계좌의 잔액이 부족해지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스윙 계좌는 예치기간에 따라 3개월 이내는 연 1.7%,1년 이내는 연 1.8%,1년 이상은 연 2.0%의 금리가 적용된다. 이 통장을 급여이체나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이용하면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C제일은행은 국내 최초로 적립식 펀드와 신용카드를 결합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은행이 판매 중인 'KB스타 한국 인덱스 주식투자신탁' 펀드와 '스펜드&세이브 신용카드'에 동시에 가입하면 매달 신용카드 사용액의 1%가 포인트로 적립됐다가 펀드에 투자된다. 'KB스타 한국 인덱스 주식투자신탁' 펀드에 3년 이상의 기간으로 가입하면 분기별 300만원,연간 1200만원 한도에서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의 빅팟통장은 은행권 복합상품의 원조로 통한다. 하나은행의 보통예금 계좌와 하나대투증권의 '빅팟 CMA'를 연결한 상품으로 2007년 9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가입자가 38만2000명,예치금액이 3405억원에 이른다.

보통예금에서 CMA로의 자금 이체는 고객이 직접 할 수도 있고 매달 일정액씩 자동이체를 걸어놓을 수도 있다. 일정한 기준금액을 정해 놓고 초과하는 금액은 자동으로 CMA로 넘어가게끔 하는 것도 가능하다. 빅팟통장에서 빅팟 CMA로 자금을 이체할 때는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또 급여이체를 하거나 이 통장으로 하나은행 카드 대금을 월 10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에는 자동화기기 수수료와 인터넷뱅킹 수수료가 면제된다.

신한은행의 '황금우산정기예금'은 정기예금과 금 투자를 병행할 수 있는 상품이다.

처음에는 정기예금으로 가입했다가 국제 금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금을 매입해 통장에 적립하는 상품인 '골드리슈'로 전환할 수 있다. '골드리슈' 전환 이후 금 투자 수익이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금 가격이 하락할 조짐을 보인다면 다시 정기예금으로 돌릴 수 있다. 가입 후 1개월이 지나면 전환이 가능하다.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연 3.25%다.

보험과 연계된 예 · 적금도 있다. 국민은행의 '허브정기예금'에 가입하면 만기까지의 기간에 뇌출혈이나 급성심근경색 진단을 받으면 1000만원,질병이나 재해로 수술을 받으면 250만원을 받는 KB생명의 'VIP메디컬보험'에 자동 가입된다. 가입 금액이 1억원 이상이면 연 3.3%,3000만원 이상이면 연 3.2%의 금리(1년 만기)를 적용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요즘 고객들은 보험 증권 신용카드 등 모든 금융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기를 원한다"며 "복합화가 은행 간 상품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