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시행으로 6월부터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연계된 신용카드 출시가 허용됨에 따라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가 은행에 물고 있는 수수료의 20% 정도만 받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신용카드사 유치에 나섰다. 은행들은 카드 영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 현대 롯데 등 전업 신용카드사들은 고객이 결제계좌로 이용하는 은행에 각종 수수료를 지급해왔다. 카드대금 이체 수수료와 잔고조회 수수료,매출전표 수수료 등 그 종류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수수료는 종류에 따라 건당 100~700원 정도이고 현금서비스 수수료는 통상 1000원이 넘는다.

증권사들은 CMA계좌와 연계된 신용카드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수수료를 은행이 받는 것의 20% 정도만 요구하거나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은행 통장이 아니라 증권사 CMA에 결제계좌를 만들라'고 권유하도록 유도해 CMA 영업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카드사 역시 CMA카드에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수수료 비용이 적게 드는 만큼 수익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마케팅 재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삼성증권 동양종금증권 우리투자증권,현대카드는 HMC증권 현대증권 동양종금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롯데카드는 동양종금증권 우리투자증권 등과 연계해 카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반면 은행들은 좌불안석이다. 은행 통장이 갖고 있는 지급결제 기능을 미끼로 해서 카드 고객을 유치해 왔는데,이제는 증권사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CMA로 결제계좌를 옮길 경우 증권사에 수수료까지 물어야 하는 처지다. 때문에 은행들은 증권사와 협력해 CMA카드를 출시하는 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