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바이코리아'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4월 주식을 쓸어담았던 개인이 매도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고 기관이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이 증시의 유일한 상승 재료가 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들이 사는 종목을 주목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이 사는 종목이 통상 주가 상승률도 양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3월2일부터 5월19일까지 외국인은 한국 시장에서 총 7조3323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했다. 코스닥 시장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외국인의 매수에 힘입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약 40% 올랐다.

시황 담당 연구원들은 지수 급등이나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부담이지만, 외국인 매수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완화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현상, 그에 따른 신흥시장으로의 달러 유입, 한국의 6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편입 가능성을 고려할 때 외국인 매수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증권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둔화되면서 신흥 시장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황빈아 연구원은 "최근 신흥 시장을 대표하는 채권 인덱스와 선진국 채권 인덱스 간의 금리차인 EMBI+ 스프레드가 작년 10월수준까지 안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환차익 매력 감소와 공매도 금지 해제 검토, 헤지펀드 차익실현 가능성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추세적으로 지속돼 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특히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업종을 주목하라고 권했다. 그는 "외국인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2달 넘게 순매수를 지속했는데, 매주 매수 상위 20개가 거의 동일했다"며 "가장 비중이 높았던 업종은 금융주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높아지는 종목이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소장호 연구원은 "코스피의 PER(주가수익비율)이 12.9배로 2007년 주가 고점 수준인 13.3배에 근접하고 있어 단기 매매에 나서는게 좋다"면서도 "종목별로 외국인의 시장 주도력이 강화되는 점을 고려해 이들의 보유비중이 높아진 종목 중 꾸준한 실적개선이 예상 종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고려아연, 두산인프라코어를 해당 종목으로 꼽았다.
[초점] '상승 주역' 외국인 따라해볼까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