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펀드의 펀드환매가 본격화된다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주(5월7일~14일) 국내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1581억원 감소했고, 재투자금을 제외한 실제 자금은 809억원 줄어들었다. 이로써 지난 한달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설정액은 6997억원에 달한다.

주식시장은 지난 3월부터 상승세를 보였지만 주식형펀드는 자금이 유출되거나 유입폭이 크지 않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펀드환매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는 동시에 증시의 추가상승이 어려울만한 조건들을 제시했다.

안정균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2007년 수익률 급락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펀드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트라우마, 일종의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주가가 1400선에서 변동성이 확대되자 ETF(상장지수펀드)와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모두 유출되고 있다"며 "'펀드환매→투신의 주식매도→ 주식시장의 상승부담→ 펀드환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지난 주 우정사업본부가 6개의 자산운용사의 채권형펀드에 500억원씩 3000억원의 자금을 집행하는 등 자금이 채권쪽으로 흐르는 점도 증시의 추가상승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순영 대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도 "환매규모는 줄어들고 있지만 시장상승에 대한 불안심리가 남아있기 때문에 펀드환매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김 애널리스트는 투신권이 최근 순매도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공모 국내주식형 액티브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은 지난 15일 기준 97.1%로 4월초 최고점인 96.3%를 경신했다"며 "주식형편입비율이 최고수준이고 유동성 비율도 2.7%로 낮은 수준이어서 투신권이 순매도를 통해 현금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