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회사인 한성기업의 지분을 단기간에 대거 취득하며 적대적 인수ㆍ합병(M&A) 뜻을 내비쳤던 사조그룹이 M&A 시도를 철회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사조그룹 계열의 오양수산은 장내에서 한성기업 주식 5만2000주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오양수산과 특별관계자 오림의 한성기업 지분율은 기존 14.29%에서 13.29%로 1%포인트 줄었다.

사조그룹 고위 관계자는 "적대적 M&A 가능성으로 최근 한성기업 주가가 급등했는데, 이는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한성기업의 주가가 (지금처럼) 오른다면 장내에서 지분을 추가로 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지분 처분은 적대적 M&A를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시장에 주기 위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할 경우 추가로 한성기업 보유주식을 더 팔겠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가 급등으로 인한 M&A 비용 부담 증가와 적대적 합병 가능성에 따른 시장의 부정적 인식 등이 사조그룹측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드러나지 않은 한성기업 대주주의 잠재물량을 사조그룹이 뒤늦게 파악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

오양수산은 이달 들어 일주일 새 10%에 가까운 한성기업 지분을 늘려 이 회사 지분율을 14.29%까지 확대했었다. 이 때문에 한성기업에 대한 사조그룹의 적대적 M&A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으나, 이날 오양수산의 지분 매각으로 당분간 M&A 이슈는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양수산이 지분을 처분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한성기업은 최근 닷새째 상한가 행진을 마감하고 이날 오후 2시 40분 현재 가격제한폭(14.84%)까지 떨어진 1만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