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ㆍ車 등 2분기 '깜짝 영업이익' 기대
주요 기업들의 1분기 '깜짝 실적' 발표가 막을 내림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2분기 실적으로 쏠리고 있다.

대형 상장사들의 2분기 예상 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1분기보단 크게 좋아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2분기 실적 호전주를 앞다퉈 추천하고 있다.

◆"2분기 실적 좋으면 하반기 증시 랠리"

17일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금융지주사 제외)의 올 2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115조9800억원,6조7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2.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렇지만 올해 1분기보단 월등하게 좋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시총 상위 30개사가 올해 1분기에 올린 매출 114조3600억원,영업이익 3조6300억원과 비교해보면 2분기 전체 매출은 1.42%,영업이익은 86.1%나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1분기에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상위 30개사 가운데 16개사가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2분기 예상 실적이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된 결과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높았던 1분기 실적이 단순한 '환율 효과'인지 글로벌 경쟁력 강화인지를 확인시켜줄 수 있는 만큼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며 "2분기 실적도 기대치보다 좋게 나타나면 하반기 증시 랠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2분기 실적에서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업종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수출주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예상을 깨고 1476억원 영업 흑자를 거둔 데 이어 2분기에도 547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작년 2분기에 비해선 71% 급감한 것이지만 1분기보다는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김장열 현대증권 테크팀장은 "경기가 좋아지면서 제품 수요가 늘어 D램과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올라가고 있고 해외 경쟁 업체들의 회복이 상대적으로 늦어지고 있다"며 "1분기 평균 60~80%에 그쳤던 전기전자업종 가동률이 80~90% 선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투자증권과 한화증권은 각각 삼성전자에 대해 환율 1200선에서도 실적 개선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번 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현대차도 2분기 영업이익이 42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단 35.6% 줄어들지만 올해 1분기에 비해 177.1%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현대차를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 회복과 세제 지원 효과가 환율 하락에 따른 악재를 상쇄할 것"이라며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조선 · 통신은 전년 동기보다도 좋아질듯

조선주와 통신주는 이번 2분기가 전년 동기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1분기보다 2분기 영업일수가 많고 작년에 비해 배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2분기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강 가격이 인하되고 현재 수주분이 충분해 2011년까지 조선업체의 실적은 나쁘지 않겠지만 신규 수주 물량이 전혀 없는 게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업체들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다. 이동통신업체 간 고객 빼앗기 경쟁이 작년 2분기에 비해 잦아들고 각종 영업외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의 하한선으로 정한 50.5%가 1분기에 무너져 고객 유치 경쟁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동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휴대폰 보조금이 부활해 경쟁이 치열했던 작년 2분기보다는 경쟁 강도가 떨어져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신세계한국전력 등 내수 및 경기방어 업종도 올 2분기에 지난 분기와 작년 2분기보다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소비에 민감한 내수주들의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면 증시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진형/정인설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