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련 통계발표가 많지 않은 가운데 재상승을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최근 확산된 경기 낙관론을 냉정하게 재평가하려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전반적인 소매판매 실적이 예상을 밑돌면서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커진 탓이다.

바냔 파트너스의 밥 파블릭 시장전략가는 "경기 회복 여부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이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증가해 뉴욕 증시가 조정을 받은 양상이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3.6%,S&P500지수는 5% 떨어졌고,나스닥도 10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금까지는 경기 급강하가 둔화되면서 주가가 올랐다면 이제는 실제 경기 회복 여부를 따져본 뒤 주식 매수 여부를 결정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BMO캐피털마켓의 살 구아티에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신용위기가 터진 뒤 지갑을 닫았던 미국 소비자들이 아직도 소비를 꺼리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경기 회복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회복 여부를 판단해 볼 수 있는 경제지표로는 19일 발표되는 4월 신규주택 착공실적을 꼽을 수 있다. 신규주택 착공은 주택 경기의 선행지표 성격을 띠고 있다. 지난 2월 22% 급등했던 착공실적은 3월에 다시 10.8% 급락했었다. 전문가들은 4월 착공실적이 3월보다는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날 상무부는 건축허가 실적을 공개한다. 부동산경기는 미 가계의 자산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기 위해선 주택시장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 압류주택이 증가하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4월28,29일 정책회의 회의록을 통해 경기회복 여부를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날에는 주간 단위로 공개되는 최초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공개되고 4월 경기선행지수와 함께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현황도 발표된다. 투자자 심리가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탄력적인 상승세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통계가 발표될지 주목된다. 해리스 투신운용의 잭 말빈 최고투자경영자는 "머니마켓펀드(MMF)에 있는 시중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소매업체들의 1분기 실적발표도 증시등락을 판가름할 변수다. 1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기업실적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줬다. 이번 주에는 홈디포와 로스 주택자재 소매업체들이 실적을 공개한다. 최근 씨티그룹은 홈디포의 주당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이 회사 주식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대표적 컴퓨터 하드웨어업체인 휴렛팩커드와 농기계 제조업체 디어,할인소매업체 타깃 등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500개 S&P지수 편입회사 중 지금까지 1분기 실적을 공개한 461개사의 65%는 시장예상보다 실적이 좋았고 실적예상을 밑돈 곳은 26%에 불과했다. 당분간 뉴욕 증시의 가장 큰 호재는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