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ㆍ유진證 등 연쇄적 자리 메우기… 외국계 영입도
우리ㆍ대우 등 CEO 교체로 진용 개편 관측
여의도 증권가 '인력 대이동' 시동

여의도 증권가에 리서치센터장과 주요 부문 본부장 등 임원급을 포함한 인력 '대이동'이 한창이다.

상당수 증권사가 애널리스트의 급여 및 성과급을 동결하거나 삭감하고 있는 데다 중소형사와 신설사들이 법인 · 채권영업 등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 스카우트에 나서면서 연쇄적인 자리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정기주총을 앞두고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등은 다음달 이후 진용이 크게 개편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증권가에서 가장 이동이 활발한 곳은 KB투자증권이다.

조병문 리서치센터장(상무)이 안성호 수석연구원(반도체 · LCD), 곽병렬 연구원(시황), 서보익 선임연구원(증권 · 보험)과 보조연구원(RA) 등과 함께 오는 6월1일부터 유진투자증권으로 출근할 예정이다. 하나대투의 주익찬 팀장(해운 · 운송), 푸르덴셜 계량분석 담당 애널리스트 등까지 합세할 예정이어서 총 10여명이 유진에 새로 리서치센터를 차릴 정도로 이동폭이 크다.

앞서 박희운 전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이 송재경 · 민천홍 · 최성제 · 이승수 연구원 등과 함께 KTB투자증권으로 옮겨 '도미노식' 자리 이동을 예고했다. KTB투자증권은 주원 전 유진투자 전무와 윤홍원 상무를 포함해 유진의 주요 인력들을 대거 데려갔다.

KB투자증권에서는 또 이우성 본부장을 비롯한 법인영업팀 일부는 HMC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에 따라 유진으로 빠져나가는 인력을 메우기 위해 KB투자증권 측은 헤드헌팅사 등을 통해 리서치센터장과 법인영업 인력을 찾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처럼 연봉이 떨어지는 시기에 단체로 움직이는 게 더 좋은 조건으로 협상하는 데 유리해 여러 명이 함께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진투자증권으로 옮기는 KB증권 인력들은 고액연봉에 2년 계약 조건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문을 연 IBK투자증권은 꾸준히 인력 영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한양증권에서 정종선 연구원(스몰캡)을, 4월에는 김소연(운송 · 유틸리티,한국투자) · 안지영(유통, 푸르덴셜) · 윤진일(건설,삼성증권) · 윤현종(스몰캡,V&S인베스트먼트) 연구원 등을 영입했다. 여기에 임기영 사장이 대우증권 사장으로 내정되면서 이형승 부사장이 차기 수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휘청거리고 있는 글로벌 IB(투자은행) 인재들의 영입도 가속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일찌감치 이석제 전 씨티증권 상무를 코리아 리서치 아태지역 운송산업 총괄로 선임한 데 이어 아시아머니가 선정한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의 고든 콴 크레디리요네(CLSA) 홍콩 에너지 담당 디렉터를 아태지역 에너지산업 총괄로 영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임춘수 전 삼성증권 글로벌리서치센터 본부장을 GIS 본부장으로 데려왔다. 또 골드만삭스에서 10년간 글로벌 리서치를 담당했던 한승훈 연구원(반도체 · 가전)과 메릴린치 출신의 박상희 연구원(소비 · 유통)도 영입했다. 이 회사는 해외 사모펀드 등에서 대체투자를 담당했던 매니저도 물색 중이다.

대우증권은 골드만삭스 출신의 김민아 연구원(유통 · 화장품)을 데려왔다. 이 밖에 전종우 SC제일은행 상무가 삼성증권 거시경제파트장으로, 김석구 하나UBS자산운용 상무와 김승완 메릴린치 상무는 SK증권으로 각각 자리를 옮기는 등 외국계 임원급의 이동도 활발하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김소은 UBS 국제법인영업 담당 이사를 영입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신설사들의 등장으로 거의 무작위로 인력을 채용하는 곳이 많았지만, 올해는 증권사들이 경제위기 속에서 사업체질 변화에 맞는 인재를 선별하는 분위기"라며 "외국회사나 해외 경험이 있는 인재들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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