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키코(KIKO) 피해주 태산엘시디가 상장폐지를 모면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거래소에 따르면 태산엘시디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지난 4일 경영개선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산엘시디의 상장 유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14일 열릴 상장위원회에선 이 계획서를 토대로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번 상장위원회에서 몇몇 위원이 주채권은행의 출자전환 계획 등이 구체적이지 않은 점을 지적해 보완을 요구했다"며 "지난 4일 하나은행으로부터 소명 자료를 접수했으며 14일 위원회에선 하나은행 담당자가 직접 참석해 이를 설명한다"고 전했다.

태산엘시디는 지난해 원 · 달러 환율 급등 탓에 통화옵션상품 키코 및 피봇(PIVOT) 등에서 피해를 크게 입으며 자본이 전액 잠식돼 퇴출 위기에 몰렸었다. 작년 말 태산엘시디의 파생상품 손실 규모는 자기자본의 25배인 1724억원에 달했다. 이미 거래를 통해 확정된 손실은 594억원이었으며,2011년 11월까지 예정된 평가손실은 1130억원이나 됐다.

거래소가 지난해 10월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실액을 제외했을 경우 자본잠식에 의한 상장폐지 요건을 피하는 기업에 대해선 이의신청을 허용하도록 상장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는 등 구제에 나서고 있는 점도 회생 가능성을 높인다.

이 규정에 따라 지난달 9일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심텍이 상장유지 및 개선기간 2년을 부여받아 퇴출을 모면했고,지난달 30일엔 전선업체인 모보와 엠비성산 및 전자카드 기업 에이엠에스가 각각 4개월~1년의 개선기간을 받으며 기사회생했다.

거래소는 14일 태산엘시디를 비롯해 에스에이엠티 사라콤 등 환율 변동기업 세 곳과 상장폐지 실질심사 결과 퇴출이 결정된 지이엔에프(옛 헬리아텍),감사의견이 거절된 야호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상장위원회를 열어 상장유지 여부를 심의한다.

한편 하이럭스는 이날 열린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회 심의결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명나 7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절차가 진행된다. 지디코프도 지난 11일 퇴출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반면 에듀언스는 실질심사에서 상장유지 결정을 받아 전날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