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현재 자산가치인 순자산이 1조원을 넘는 '1조 클럽' 펀드가 50개로 급증했다. 올 들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인 데다 지명도가 높은 대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2일 펀드평가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순자산 1조원 이상인 국내 펀드는 44개,해외펀드는 6개로 모두 50개에 달해 작년 말보다 16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조 클럽' 펀드는 2005년 말과 2006년 말 17개로 변함이 없었으나 2007년 말 38개로 두 배 이상 불어난 뒤 지난해 10월 말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한 시점엔 28개로 감소했었다.

올 들어서는 단기 부동자금을 빨아들인 머니마켓펀드(MMF)들이 속속 '1조 클럽'에 들었다. 순자산 1조원을 넘는 MMF는 28개로 작년 말보다 13개 증가했다. 채권형에선 1조원 이상 펀드가 전무한 실정이다.

국내외 주식형펀드로는 '미래에셋디스커버리' '미래에셋인디펜던스2' '한국밸류10년투자1' 등이 새롭게 순자산 1조원 대열에 진입하며 22개로 늘어났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5개로 가장 많았고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5개) 삼성투신운용(4개) NH-CA자산운용(4개) 등 순이었다. 이 가운데 삼성투신과 NH-CA자산운용은 모두 MMF였다.

'1조 클럽' 펀드들의 설정액과 순자산은 각각 132조원,112조원으로 전체 펀드의 49.26%, 49.37%로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1조 클럽'에 속한 국내외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인사이트1A'가 29.18%로 가장 높고 '미래에셋디스커버리'(27.77%) '슈로더브릭스A-1'(27.25%) '미래에셋디스커버리4A'(27.16%) 등의 순이다.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 '1조 클럽'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오른 데다 대형 펀드로 '자금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54조6508억원으로 253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국내 주식형은 84조4614억원으로 1조3556억원이 오히려 감소했다.

하지만 '1조 클럽'에 속한 '미래에셋인디펜던스K-2클래스A'는 국내 주식형펀드 중 가장 많은 1303억원이 순유입됐으며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주식G1'(619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1'(273억원) 'KTB마켓스타A'(191억원) 등도 자금 유입 상위 20위권에 포함됐다.

해외펀드에서도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1A' '신한BNPP봉쥬르차이나1' 등으로 자금이 많이 들어왔다. 권순학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로 환매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지만 적립식펀드 비중이 높은 펀드는 설정액이 오히려 늘고 있다"며 "인지도가 높은 펀드로 자금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펀드 투자자금(판매금액)인 설정액이 1조원을 넘어선 펀드도 지난 11일 현재 56개로 올들어 14개 증가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