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여파로 악화했던 유동성 경색이 빠르게 해소되면서 최근 두 달 동안 1조원 이상의 주식채권이 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4월에만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채권이 1조원 이상 발행됐다.

이는 최근 기아차(4천억원), 아시아나(1천억원), 대우차판매(600억원) 등이 자금 조달을 위해 BW를 발행한 사례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2007~2008년 월별 누적으로 1천억원 내외였던 거래대금도 올해 1~2월 100억원대로 급감했다가 4월에는 500억원대로 급증했다.

주식채권이 최근 주목받는 것은 회사채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유상증자와 비교해 대주주의 자금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주식사채 발행 후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주당 가치 희석 우려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기 마련이지만 최근 유동성 위기 국면에서는 자금조달 측면이 부각되면서 발행 공시 이후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는 사례가 많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경우 발행 공시 후 주가가 기업현황과 금리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두 가지 상황을 꼼꼼히 따져 투자하도록 조언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CB나 BW에 대한 차익거래 또는 장중 매수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운 만큼 주식채권 발행 공시 후 주식 매수 또는 청약을 선택해 볼만하다.

회사채 금리 대비 3% 포인트 이상 할인되는 등 조달금리가 낮고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높거나 비슷해 투자 매력이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약간의 리스크를 추가해 초과 수익을 원한다면 기업의 신용 등급이 다소 낮은 기업(BBB+ 이하)도 관심을 둬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