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잇단 증자도 부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그동안의 급등세와 은행들의 잇단 증자 발표에 따른 부담으로 하락했다.

이날 잠정집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155.88포인트(1.82%) 떨어진 8,418.77에 거래를 마쳐 다시 8,500선 밑으로 내려갔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76포인트(0.45%) 하락한 1,731.24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9.99포인트(2.15%) 내린 909.24를 기록했다.

이날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나스닥은 장중에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S&P 500지수가 5.9% 올라 3월9일의 저점에서 2개월만에 37%나 상승하는 등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한 것이 투자심리에 부담이 되면서 이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세가 이어졌다.

S&P 500지수는 작년말 종가보다 높아져 올해 전체적으로도 상승세로 돌아선 상태다.

기업들의 실적과 비교해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주 S&P 500 지수는 기업 순이익 대비 15.1배 수준으로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라고 전했다.

도버롱/숏섹터펀드 매니저인 더글러스 클리고트는 블룸버그 통신에 "증시가 너무 빨리 올랐다"며 증시가 이제 어느 정도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말해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점쳤다.

이에따라 증시가 급등 이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거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은행들이 저마다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빨리 갚아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증자에 나서는 것도 증시 하락의 원인이 됐다.

US뱅코프는 이날 주식 공모를 통해 25억달러를 조달하겠다고 밝혔고 캐피털원 파이낸셜과 BB&T도 17억5천만달러와 15억달러 가량을 증자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주식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증자 계획의 발표로 은행주들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씨티그룹은 4%,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8%, 캐피털원은 11%씩 하락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프리츠 헨더슨 최고경영자(CEO)가 파산보호를 신청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밝힌 영향으로 11%나 떨어졌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